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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0월 6일 영국의 빈곤 아동 이주계획에 따라 런던발 뉴질랜드 오클랜드행 배를 타기 위해 가방을 들고 걸어가고 있는 당시 10살의 쌍둥이 설리번 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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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아동 호주·캐나다로 강제 이주 … “정신·육체적 피해 줬다” 영국이 어린이들을 호주 등 식민지로 보냈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할 계획이라고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영국은 아동이주계획(Child Migrants Programme)에 따라 1930년부터 1970년까지 가난한 집안의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준다는 명분으로 이들을 호주, 캐나다 등 과거 식민지로 보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장미빛 삶이 아니라 고아원이나 농장에서의 학대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현재 이 계획의 생존자들로부터 관련 증언을 모으고 있으며 조만간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도 16일 영국에서 이주해온 뒤 학대와 착취 속에 살고 있는 7천명의 `‘잊혀진 호주인’에게 사과의 뜻을 표명하기로 했다.
당시 호주로 보내진 어린이 가운데에는 3살짜리도 포함돼 있으며, 강제로 배에 태워질 때 대부분 부모가 죽었으며 보다 넉넉한 생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BBC는 전했다.
또 부모들도 상당수가 자녀들이 호주로 보내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이 보호기관들이 주축이 돼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풍족한 생활을 약속했지만 대부분은 농장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만 받았고 신체적, 정신적 착취와 성적 학대에 시달려야 했다.
영국은 1618년 미국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100명의 어린이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13만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을 캐니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짐바브웨, 호주로 이주시켰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7천명을 호주로, 1천300명을 뉴질랜드, 짐바브웨, 캐나다로 보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하원 보건특별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과거 정부의 행동에 대해 사과할 때”라며 “생존자와 희생자들로부터 증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상을 조사중인 하원 보건특별위원회의 케빈 배런 의장은 “총리로부터 약속을 받아 매우 기쁘다”며 “아동이주계획과 연관된 시설기관 등과 상담을 진행한 뒤 내년 초에 공식 사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