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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 와인의 트레이드 마크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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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질랜드, 호주, 남아공,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대표적 필자가 처음 와인을 정식으로 접한 것은 2001년 영국에 막 도착한 후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처음 가진 파티에서 그들이 내놓은 화이트 와인을 맛보았다. 당시에는 단맛과 와인 특유의 신맛(Acidity) 때문에 이걸 왜 마시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몇 번 더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서 단맛 뿐 아니라 잘 익은 과일과 꽃 향기를 느끼게 되었고 처음 마셨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의 화이트 와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에게 새로운 화이트 와인으로 다가온 와인의 레이블(Label)은 뉴질랜드에서 온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었다. 이 와인은 뉴질랜드 와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정도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와인 경험이 전혀 없던 필자는 그 후 와인 살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만 고집했었다. 마시기 쉽고 누구나 좋아하는 맛은 와인을 접해보지 않았던 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와인을 주문 할 때에도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주문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게다가 스크류 캡(Screw Cap)을 써 와인이 변질될 염려도 거의 없다.
전통적으로 와인을 만들어오던 유럽의 외부에서 온 와인을 뉴월드 와인 (New World Wine)이라고 부른다. 미국, 뉴질랜드, 호주, 남아공,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대표적이다.
값 싸면서도 우리가 들으면 흔히 알만한 뉴월드 와인들이 수퍼마켓에 잘 진열되어 있다. 제이콥 크릭(Jacob’s Creek), Lindauer, Penfolds Grange 와인 등은 수퍼에서 보거나 한 번 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이미 브랜드로 알려진 와인들에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업 중 블라인드 테이스팅 (Blind Tasting)을 하고 나쁜 선입견을 깬 적이 있다. 네 가지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포도 종류와 가격을 측정하는 수업이었다. 그 중 하나가 Jacob’s Creek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었다. 수업에 참석한 학생 중 어느 누구도 이 와인이 5파운드 내외의 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다지 복잡하게 레이어드(Layered)된 와인은 아니지만 더운 여름날 가볍게 한 잔 하기에 좋은 잘 익은 과일향과 맛으로 가득찬 와인이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디칸터(Decanter)에서 주최하는 뉴월드 와인 테이스팅에 다녀온적이 있다. 호주, 칠레 그리고 미국에서 온 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운이 좋게 Steven Spurrier가 고른 최고의 뉴월드 샤도네이(Chardonnay)를 테이스팅하면서 그의 강의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샤도네이 품종은 많은 곳에서 재배되는 포도중 하나이다. 하지만, 어떠한 지대, 땅에서 재배되고 와인을 어떻게 만들어내냐에 따라 그 맛과 스타일이 전혀 달라 같은 포도 품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와인 마스터가 고른 최고의 뉴월드 샤도네이, 테이스팅 했던 10여종 중에서 네 가지를 소개한다.
1. Tapanappa, Tiers Chardonnay, Piccadilly Valley, South Australia 2007
2. Rustenberg, Five Soldiers, Helderburg Mountain, South Africa 2006
3. Sonoma-Cutrer, Chardonnay Sonoma Coast, California, USA 2006
4. 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Margaret River, Australia 2006
뉴월드에서만 재배되는 포도 품종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대표하는 피노타지(Pinotage)는 피노 누와(Pinot Noir)와 신솔트(Cinsault)를 교배하여 만든 포도 종류이다. 진한 색과 과일맛이 나면서도 담배를 연상시키는 끝맛 그리고 흙냄새맛을 연상시키는 Rustenberg는 남아공을 대표하는 적포도주이다.
뉴월드 와인은 이미 브랜드화 됐다거나 아니면 프랑스 와인을 흉내냈다는 약간의 편견이 있는데 이제는 그러한 편견을 버리고 뉴월드의 각 나라를 대표하는 와인을 한 번 마셔보자. 아마도 그 동안 몰랐던 새로운 와인을 발견하거나 와인 선호도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라고 생각하는 Roederer Estate Quartet Brut NV Anderson Valley, California, USA만은 샴페인 대신 마셔 볼 만 하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나오는 품질 좋은 와인을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기원해 본다.
글쓴이 전 수 진 (Jun_sj@msn.com)
(아테니움 호텔 Restaurant & Bar 팀장)
약력 : WSET 레벨4 디플로마 과정중
WSET 레벨3 어드밴스과정 - Pass with Merit (2008)
메리엇 호텔 바 메니저 (2006~2007)
웨스트버리 호텔 헤드 바텐더 (2005~2006)
원 올드위치호텔 바텐더 (2002~2005)
리즈 메트로폴리탄대학 졸업(BA·2008)
런던호텔스쿨 수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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