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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칼럼니스트이승구 글짜크기  | 
진주만을 배경으로 한 ‘카미카제 슈터’
코리안위클리  2009/06/24, 22:21:26   
▲ 일본의 자살 특공대 ‘카미카제’의 이름을 붙여 만들어진 샷 (Shot) 혹은 슈터 (Shooter) 라는 형식의 칵테일은 1에서 4 oz에 적은 양을 마신다.
중독성 있는 라임의 톡 쏘는 맛 … 원샷 즐기는 한국인에게 안성맞춤

6월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D-day를 비롯해 한국의 6.25전쟁까지 세계 곳곳에서 전쟁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거운 달이다.
1941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자살특공대, 일명 카미카제 (KamiKaze)란 특공대를 만들어 하와이 진주만에서 일요일 아침잠에 빠진 미군을 공격하게 된다. 그때 당시 미군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의 공격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FDR) 대통령의 선전포고와 함께 중립을 지키고 있던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전형적인 미국 영웅주의 색깔이 짙은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의 영화 <진주만>(Pearl Harbour, 2001)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일본 자살 특공대 일원들은 출발 전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조국의 승리와 충성을 다짐한다. 이 한 잔의 술 때문에서인지 카미카제라는 칵테일이 탄생하게 된다.
당시 하와이에 주둔하고 있던 미 해군기지에서 일본의 이 특공대 이름을 붙여 만들어진 칵테일은 1에서 4 oz에 적은 양으로 마시는 샷 (Shot) 혹은 슈터 (Shooter) 라는 칵테일 형식이다.
소주잔처럼 작은 잔이 총알같이 생겨서 이런 이름이 붙어지게 되었는데, 보통 이런 칵테일은 3,4가지의 술을 차례로 층을 만들어 마시거나 같이 얼음과 섞은 다음에 얼음을 제외하고 잔에 따라 마신다.
카미카제는 후자의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칵테일로 유명한데, 우선 보드카, 오렌지 껍질을 원료로 한 트리플 섹 (Triple Sec) 그리고 라임믹스 혹은 Lime Cordial을 Shaker (쉐이커)를 이용해 얼음과 같이 잘 흔든 다음 Shot 혹은 Shooter 잔에 얼음을 뺀 나머지를 따르면 된다. 아무래도 Triple Sec 덕분에 과일 향과 맛 그리고 라임의 톡 쏘는 맛이 가해져 달콤하고 부드러운 보통 칵테일과는 다르게 Shooter의 이미지를 잘 부각시킨 음료이다. 칵테일과 친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하기에는 좀 어려운 카미카제는 라임의 톡 쏘는 맛이 은근하게 중독되는 특징이 있다.
Shooter의 대표적인 칵테일 중에는 카미카제와 더불어 전쟁을 배경으로 한 B-52가 있다. 베트남 전쟁 시 사용되던 미국의 폭격기 이름을 따서 B-52라고 지어졌는데, 폭격기의 강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칵테일이다.
B-52는 커피 맛이 강한 깔루아 (Kahlua), 아일랜드의 크림과 초콜렛을 원료로 한 베일리스 (Baileys Irish Cream) 그리고 Triple Sec과 같은 오렌지 술인 그랜드 마리너 (Grand Mariner)를 차례로 층을 만들어 완성되는 칵테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술마다 각자 무게가 있기 때문에 이런 층의 기교를 부려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칵테일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B-52의 재료들의 부드러운 맛 덕분에 여성분들이 많이 찾는 칵테일이기도 하며, 우유와 궁합이 맞아 아이스크림 칵테일로도 유명하다.
술의 무게를 이용해 만들어진 Shooter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B-52를 기본으로 하여 그 위에 기호에 맞는 술을 한 층 더 만들어 B-53, B-54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심지어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에 불을 붙히는 Shooter의 칵테일도 인기가 좋다. 예를 들어, 레인보우(Rainbow)는 무지개의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의 조화와 마지막에 불을 붙혀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고 마시는 칵테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기도 하다.
Shooter 칵테일은 믹스와 주스가 섞이지 않은 알코올 그 자체를 즐기는 음료이다. 원샷 문화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한국 분들에게 가장 안성맞춤인 칵테일이며 생일 파티 같은 축하의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게 마련이다. 한국 이태원에 위치한 Gecko’s 에서는 Shooter Club이라는 메뉴로 100여가지 넘는 슈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기도 하다.


▲ 미국의 폭격기 이름을 딴 ‘B-52’ 칵테일은
폭격기의 강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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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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