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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영국 ‘부패혐의’대응 이렇게도 다른가
코리안위클리  2009/06/03, 22:06:27   
나라별 문화적(?) 특징을 반영한 듯한 이야기로 미국에서는 저녁 식사후 이웃 마을을 가는데 100마일~200마일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영국에서는 일반 주택이나 가구가 100년~200년 묵은 정도는 역사 축에도 들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돈 100만원~200만원은 별개 아닐 수도 있다는 제법 오래된 한국의 방담에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미국 국토의 방대함과 영국 역사의 길고 찬연함에 비추어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인중 가진분들의 금액 규모에 있어 호기와 큰 손의 풍조를 가슴 아프게 찌르는 것일까.
최근 영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좀팽이식 부적절한 국고 비용처리 스캔들과 비교해 일국의 전 대통령이 사저 뒷산 바위 벼랑에서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서거하게 된 진원이 한국의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형 ‘박연차 게이트’인 것을 보면 우선 돈 규모에 있어 너무 차이가 난다.
‘박연차 게이트’ 중 일부분만 해도 2억원짜리 피아제 시계 한 쌍 사건 발각 후 논두렁에 버렸다거나, 뉴욕의 160만 달러짜리 주택 구매가 문제가 되자 30대 초반의 여인이 겁도 없이 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밝힌 사건,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3억여원의 공금을 몰래 따로 챙겨 놓았다던가 하는 유형 또는 500만 달러의 엽기형 ‘투자’ 등 널리 보도된 혐의 사실과 관련된 한국 정치인과 가족의 스캔들 금전 규모는 영국 정치인의 간덩이 규모에는 비교도 안 될 정도지만 이미 ‘수사종결’(?) 보도도 있다.

영국, 비용처리 스캔들 정계개혁·국회의원 퇴출 줄 이을듯
한국, 660만 달러 규모 포괄적 수뢰혐의도 ‘수사종결’(?)


이번 사건을 두고 사회 건전의식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유수의 여자대학교 교수라는 사람의 ‘생계형 포괄적 수뢰’라는 식의 언론플레이와 공개 변명에까지 이르면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울 정도이지만 영국에 살고 있다보니 이번 영국 국회의원들의 국고 비용정산은 영국 언론들의 윤리기준에 따라 평가하게 된다.
한국식 기준에선 물론 ‘좀팽이’같은 금액 규모이지만 영국에서는 위정자가 국민의 혈세를 부적절한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과감한 정계개혁과 국회의원 과반수의 정계퇴출이 여론조사에서 공표될 정도로 도덕적 비난은 가혹하다.
그렇다면 영국 사회의 정치인의 부패(?)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사례와 기준은 어떠할까.
한국과 영국을 이 기회에 비교해 보기 위해 한국인의 눈에는 ‘사소한’ 영국의 정치적 부적절한 비용처리의 ‘문제’로 차라리 신기할 만한 사례를 골라 소개한다. 최근 영국언론이 연속으로 다루어온 ‘사실’인 까닭에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한 결과를 보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될 듯 하다.
한편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것이 우리 속담이라는데 안타깝고 충격스럽게도 BBC(인터넷판)의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The former president of South Korea, Roh Moo-hyun, who had been under investigation for alleged corruption, has apparently committed suicide)라는 신속한 보도로 당일 영국민에게도 이 비극이 이른 아침에 바로 전해졌다. 삼가 명복을 빈다.

가장 희한한 국고금 비용처리 사례 10개

1. 번쩍번쩍 좌변기 (존 레이더 의원, 전 내무장관)
글라스고 플랏의 부드럽고 풍만한 쿠션이 갖춰진 소파와 199파운드 짜리 스툴 및 유명 디자인도 얼굴을 붉힐 좌변기 등.

2. 킷켓 초코렛 과자 3개 (헤이즐 블레어 의원, 커뮤니티·지방정부 장관)
선(Sun) 지에 따르면 시티인 호텔에 체류중 늦은밤 군것질 값으로 국고금을 지출했다. 블레어 의원의 ‘한 친구’에 따르면 그녀는 ‘외로움을 느낀’상태에서 ‘원기를 북돋을’ 무엇이 필요했다고.

3. 말똥 거름 (데이비드 히스코트에 모리. 보수당 의원, 외무부 전 차관)
550 자루의 말똥 거름 비용 청구. 외바퀴 손수레 수리 비용 5파운드, 줄톱 사용료 6파운드 등 기가 찬다.

4. 두더쥐 제거 비용 (존 검머 의원, 보수당 전 내각의 차관)
전 환경부 차관. 연 9000파운드씩 4년간 비용사용. 잔디밭의 두더쥐 제거비용 100파운드, 갈가마귀로부터 보호용 그물 설치비용, 해충퇴치 및 연간 ‘쥐 토끼 등 설치류 관리계약’도 포함.

5. 전구 갈아 끼우는 비용 (데이비드 윌레츠 의원, 그림자 내각 쇄신·대학 기술부 장관)
25개의 전구를 자신의 가정에 갈아끼웠다고 주장하며 인건비 영수증을 제출하는 행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6. 성곽 둘레 해자 청소비용 (더글레스 호그, 보수당 의원)
성곽 케틀소프 홀의 해자 청소비용으로 청구 사용한 2,200파운드를 환불하기로 동의.

7. 젤리 바른 뱀장어 (안드류 로신델, 보수당 의원)
에섹스주 롬포드 출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의 전통적인 스낵을 시식하여 지역구민을 돕는 것은 매우 좋지만 1.31파운드를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8. 앉아서 운전하는 잔디 깍는기계 (제프 훈 의원, 운수장관)
국방장관 재임시절 3년반 동안 관사에서 집세를 내지 않고 그의 런던 소재 주택에서 돈을 버는 한편 더비 소재 지역구 주택의 유지비 청구. 더욱이 그곳에서 타고 앉아서 운전하며 작동하는 잔디깎는 기계 사용. 우리 대부분은 프리모상표의 염가제품을 사용하는데.

9. 아파트 청소 비용 (스티브 웹, 자유민주당 의원, 근로·연금 대변인)
웨스트민스터 플랏의 청소비용 청구. 스스로 앞치마 두르고 청소 했다면 좋았을 것을.
(필자주. 인지세와 모기지가 결부된 플랏 사고 팔고의 과정에서 첫번째 플랏 청소비 277.47파운드 속에 1.27파운드 짜리 세제 하픽, 쓰레기 봉투 10개값 1.45파운드, 99펜스짜리 총채 2개 등 청소도구 포함. 이 부연설명은 텔레그라프 5월19일자 보도분 발췌)

10. 각빙 얼음 접시 (존 레이더 의원, 전 내무장관)
각빙용 얼음접시 2개 비용을 개당 1.50파운드씩 청구. 역시 명품 디자인 체질인가 보다.
(출처: 더 타임스. 5월19일 현재 공표사례중)


김남교/재영 칼럼니스트
nkym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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