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전희원 작가 글짜크기  |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7
코리안위클리  2006/03/30, 01:45:30   
이태리 타월 소동

지난 월드컵 때 우리가 이태리를 꺾고 4강에 진출한 걸 배 아파하던 이태리랑 시비가 붙어서 ‘전 국민 이태리 타월 찢어버리기 운동’이 일어났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한참을 웃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곳 캐나다 퀘백에서 일어난 ‘이태리 타월 소동’도 그에 만만치 않다.
작년 3월 말, 나날이 드세져만 가는 ‘시아버지 먹거리 독점 공급 정책’에 넌덜머리가 나서, 인정 많고 먹을 거 풍부한 내 나라, 내 땅을 찾아 떠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남편 생일을 맞았는데, 나만 혼자 빠져나와서 잘 먹고 잘 지내는 게 미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남편이 좋아하는 걸 잔뜩 사서 부쳤다.
4개월 후, 심기일전해서 돌아와 열심히 설거지를 하던 어느 날 저녁, 병 닦는 솔을 찾아 싱크대를 열어본 나는 뭔가 낯익은 물건 하나를 발견하고는 문자 그대로 ‘웃겨 죽는 줄’알았다. 근육질 팔 때문에 등 미는 데 늘 골치를 앓는 남편에게 생일선물로 부친, 자루 달린 이태리 타월이 캐나다산 병 닦는 수세미 옆에 나란히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여러 번 썼는지 이미 거무스름해진 타월을 들고 남편에게 달려가 사건의 전말을 듣고는, 다시 한번 실성한 여자처럼 자지러져야만 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사다 부친 한국 냄새 물씬 나는 물건들-등긁기, 지압기, 의자 다리 커버, 다기세트 등-을 받은 시댁 식구들은, 모든 물건을 식탁 위에 펼쳐놓고 부시맨이 콜라병을 발견했을 때처럼 ‘물건 용도 알아맞히기 긴급 회의’를 열었다.
중국 만물상 단골인 시아버지가 다른 물건은 어렵지 않게 용도를 찾아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이태리 타월만큼은 책을 뒤지는 등 오만법석을 떠시고도 알아내지를 못하셨다. 그러나 ‘모든 도구의 부엌용품화’에 평생을 바쳐오신 시아버지는, ‘옷솔이나 청소도구일 거’라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주장을 묵살하고 설거지용 수세미라고 강력하게 밀어 부치셔서, 개수대 밑에 아담한 자리까지 마련해두셨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스펀지나 면으로 샤워하는 시댁 식구들에게 이 ‘강력한 때밀이’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아서, 시부모님께는 수세미가 맞다고 말씀드리고, 남편에게만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문화에 대해 여러 가지로 편견이 많으신 시아버지께 우리 민족이 특별히 때가 많은 민족으로 비쳐질까 염려한 애국충정에서 우러나온 선의의 거짓말인 셈이다.
때가 있는데도 안 미는 민족이 미개한 건지, 나오는 대로 쓱쓱 밀어대는 민족이 미개한 건지, 아~ 헷갈린다, 헷갈려….



-----------------------------------------------------
모티브 북 출판 / 전희원 저
판매처 : 코리아푸드(020 8949 2238)
작성자
전희원 작가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9 2006.04.13
우리는 오누이? ‘매일 저녁이 안 되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요리할 기회를 달라’고 시아버지께 건의해보자는 내 요구를 묵살하는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8 2006.04.06
전자레인지 사신 날 요 며칠,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광선이 몸에 해롭다’고 사지 못하게 하시는 시어머니 때문에 살림재미가 없다고 부쩍 투덜대시던 시아버지..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7 2006.03.30
이태리 타월 소동 지난 월드컵 때 우리가 이태리를 꺾고 4강에 진출한 걸 배 아파하던 이태리랑 시비가 붙어서 ‘전 국민 이태리 타월 찢어버리기 운동’이 일..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6 2006.03.23
만만치 않은 두 사람 - 막상막하 좌충우돌 부엌 쟁탈기! 르 카페! “르 카페!”소리와 함께 아드레날린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기..
연재 - 싹수없는 며느리 VS 파란 눈의 시아버지 5 2006.03.16
만만치 않은 두 사람 - 막상막하 좌충우돌 부엌 쟁탈기! 밥짓기 “익, 쌀은 왜 씻냐?” “어, 약속 안 지키시고 왜 들어오셨어요?”..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