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 스칸디나비아, 러시아에 이르는 북유럽 전역에 지난 8일 유례없는 폭풍우가 몰아쳐 9일 현재 최소한 14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실종됐으며 많은 도시들이 침수·정전 사태를 빚는가 하면 육·해·공 교통편이 마비됐다.
곳에 따라 최고 시속 180㎞의 강풍을 동반한 수십년래 최악의 폭우로 스웨덴에서는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7명이 숨졌으며 덴마크에서는 지붕이 무너져 집에 있던 사람들이 숨지는 등 4명의 사망자를 냈다.
덴마크의 북해 해안도시 로그스토르에서는 항만의 수위가 정상치보다 2.5m나 높아져 주민들이 긴급대피했으며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최소한 50만가구가 정전사태를 겪었다.
스웨덴에서는 국내 전력의 절반을 공급하는 11개 핵발전소 중 5곳이 가동중단됐으며 러시아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는 폭우로 침수사태를 빚어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일부 다리와 공항들이 일시 폐쇄됐고 북해와 발트해 지역의 철도 및 페리선 운항이 큰 차질을 빚었으며 독일에서는 호수에서 강풍에 커누가 뒤집히는 바람에 2명이 실종됐다.
영국 잉글랜드 북부 컴브리아주 주도 칼라일시는 40년래 최악의 폭우로 이든강이 범람해 도시 전체가 호수로 변한 가운데 저지대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전기마저 끊기는 바람에 밤새 암흑 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칼라일 시는 주요 도로들이 모두 물에 잠긴 채 곳곳에서 자동차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으며 군 헬리콥터들이 주택가를 돌며 지붕 위의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경찰은 칼라일에서 3명이 숨졌다고 밝히고 보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구조작업을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잉글랜드 북부에서는 고속도로 곳곳에서 뒤집힌 트럭들이 25대가 발견됐으며 수 많은 고속도로와 다리들이 폐쇄됐다.
스코틀랜드 서부 연안에서는 여객선 유러피언 하일랜더호가 좌초돼 100명의 탑승자들이 30시간 동안 배 안에 갇혀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아일랜드에서도 강풍으로 수천가구가 정전사태를 빚었다.
한편 발트해 연안국 라트비아 정부는 9일 전국 가구의 60% 가량이 정전 사태를 빚게 되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총리실은 긴급 각료회의 직후 “아이가르스 칼비티스 총리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히고 조속한 복구작업으로 병원을 비롯한 긴급 전력 소요처에 전력 공급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라트비아는 시속 145㎞의 강풍으로 주택과 각종 시설물이 파괴됐으며 농장지대의 70%가 피해를 봤다.
당국은 강풍이 계속 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11일까지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