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경력의 배우 백도빈(48)은 영화와 드라마에 활발하게 출연하다가 몇 년 전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 궁금증이 최근 방송을 통해 풀렸다. 2009년 배우 정시아(45)와 결혼해서 두 아이를 둔 그는 장기 육아휴직 중이었다.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한 채 가족에 올인하는 남편을 보며 정시아는 고마우면서도 미안해 했는데, 정작 그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맞다”며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냐.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커리어와 일, 또 내가 오롯이 보낼 수 있는 부분들을 분명히 포기한 것도 있지만 일과 가족 중에 선택한다면 난 당연히 가족을 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습진이 있는 백도빈의 손이 클로즈업 됐는데, 그 손이 가정을 지탱하는 든든함으로 느껴졌다.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운운하는 전통적인 성역할 인식은 배우자 만남에도 영향을 준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가사나 육아를 걱정해 결혼을 포기하기도 하고, 남성들도 결혼비용 마련하느라 등골이 휜다.
10여년 전인데도 기억나는 커플이 있다.
월소득이 5000만원 이상인 40대 패션사업가 여성이 의사, 변호사, 사업가 등 성공남들과 맞선을 봤지만 계속 잘 안 됐다. 양쪽 다 성공한 사람들이다 보니 눈도 높고 자존심도 셌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 여성은 강단있고 결단력 있는, 다소 강한 성격이었다. 그리고 큰 사업을 하려면 가정에 충실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여성에게 “본인을 개런티해 줄 수 있는 남성을 만나면 어떻겠나?”고 물었다.
결혼하면 여성이 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생긴다. 그게 싫어서 결혼을 안 하는 것보다 그것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자기 일을 하면서도 시간적으로 자유롭고 성품이 좋은 남성을 찾아봤고, 재택근무를 하는 한 살 연하의 웹 디자이너를 소개했다.
결혼할 때 여성이 집을 마련했고, 남성은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5000만원을 양가 어머니께 감사의 뜻으로 드렸다.
남편은 프리랜서라서 살림과 병행해서 일할 수 있었고, 아내가 임신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남편은 아내 회사에서 업무 보조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태어나자 아예 일을 쉬면서 육아를 맡았다.
사업이 더 잘되자 아내는 남편에게 보너스를 두둑하게 줬다. 승용차를 바꿔주고 좁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시부모님을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으로 모셨다고 한다. 참 잘 만난 두 사람이었다.
이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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