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한이탈주민의 탈북 여정과 영국 정착 경험을 조명하는 특별 행사가 지난달 24일 영국 워릭대학교(Warwick University)에서 열렸다. 기조강연 나선 김동수 박사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
|
영국 워릭대학교, 탈북민 정착 경험 조명한 공개행사 열려
북한이탈주민의 탈북 여정과 영국 정착 경험을 조명하는 특별 행사 “Voices of Resilience: North Korean Settlers in the UK”가 지난 6월 24일 (월) 영국 워릭대학교(Warwick University)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학 구성원은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개방된 형태로 마련됐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북한이탈주민 당사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기존의 통념을 넘어서는 다층적인 대화가 오갔다.
이번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을 둘러싼 인권, 정체성, 이주 경험 등의 담론을 보다 복합적인 사회적 맥락 속에서 고찰하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미디어와 공적 담론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희생자’ 혹은 ‘안보 대상’으로서의 북한이탈주민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그들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조명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행사의 첫 순서로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워릭대학교의 한국어과 고유선 조교수가 사회를 맡고 한송이 국제탈북민인권위원회 위원장과 김동수 박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자문위원, 전 북한 고위 외교관)가 응답자로 함께했다.
두 연사는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통해 각자의 탈북과 정착 과정 그리고 이주자로서 겪은 정체성의 재구성에 관한 경험을 차분히 풀어냈다.
토론에서는 ▲언제, 왜 북한을 떠나게 되었는가 ▲탈북 후 한국을 거쳐 다시 영국으로 이주하게 된 이유 ▲영국 정착 과정에서 마주한 제도적·문화적 장벽 ▲한국과 영국의 탈북민 정책의 차이 ▲제3국으로 향한 이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 등 민감하면서도 핵심적인 질문들이 오갔다.
한송이 위원장은 자신의 생애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 이후 언어와 문화의 간극 속에서 정체성을 협상해온 여정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김동수 박사 또한 외교관으로서의 이력과 탈북 결심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활동을 언급하며 기존 인식을 넘어선 ‘북한이탈주민’의 다면적 정체를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한국과 영국 사회는 탈북민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방식은 무엇인가”, “이주자의 관점에서 북에 대한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가” 등 심도 있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대한 응답은 북한이탈주민의 삶을 단선적인 생존 서사에서 벗어나 이주자로서 정체성을 재구성해가는 복합적인 과정으로 확장시켰다.
이어진 기조 강연에서는 김동수 박사가 연사로 나섰다. 김 박사는 외교관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경험과 탈북을 결심하게 된 배경, 이후 국제사회에서의 활동을 공유하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국제적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에 대한 접근은 동시대의 세계시민으로서 포괄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탈북과 정착의 과정을 단순한 피해와 구원의 서사가 아닌 개인이 거쳐가는 이주와 정체성 협상의 여정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를 협찬한 재영한인여성회(코윈UK) 이미선 회장은 “이번 워릭대학교 행사는 북한 사회와 인권, 이주 문제를 복합적으로 사유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며 “향후 영국 내 여러 대학과 차세대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더 깊고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힌 이번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을 타자화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이들을 이웃으로 마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워릭대학교를 시작으로, 이와 같은 대화의 장이 더욱 다양한 지역과 공동체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 행사문의 : 고유선 워릭대학교 School of Modern Languages and Cultures 조교수 (Yoosun.Ko@warwick.ac.uk)
기사 및 사진 제공 : 재영한인여성회 (코윈UK)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