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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제이미 로이드가 연출하고 시고니 위버와 헤일리 애트웰, 톰 히들스턴이 출연하는 셰익스피어 시즌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티켓 가격을 낮춤으로써 연극의 대중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The Jamie Lloyd Compa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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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한 가격 정책의 변화
최근 한국, 영미 공연계에 대중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영화 배우들의 등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무대를 찾는 이유는 한국이나 영국이나 차이가 없다. 영화배우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의 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찾는다. 무대는 영화와 달리 즉각적인 관객 반응을 경험할 수 있고, 한 번에 긴 시간 동안 연기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영역이든 배우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은 배우들이 무대를 “배우로서 강하게 훈련시켜주는” 경험으로 여기는데 동의한다. 라이브 공연의 긴장감과 관객과의 직접적인 교감은 영상 매체에서 얻기 힘든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술적 만족감을 위해 많은 영화 배우들이 무대로 돌아온다.
가끔 연극 무대를 ‘초심 찾기의 장’으로 이해하는 경향도 있다. 영상매체에서 돈벌이에 치중하다 보면 잃기 쉬운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되찾고, 오로지 연기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연극 무대가 쓰임(?)이 있다고 판단한다. 또 일부 배우들은 연극 출연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진지한 배우로서의 평가를 받고자 한다. 특히 대중적 인기에 비해 연기력 평가가 낮은 배우들에게 무대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영국이 말하는 ‘핵심 인력 중요 직업군’은 사회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 특히 커뮤니티의 기능과 복지에 중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다음이 포함된다:
① 의료 종사자 : 의사, 간호사, 의료진.
② 교육 직원 : 교사 및 교육 지원 직원.
③ 공공 안전 및 보안 : 군인, 경찰관, 소방관, 구급대원.
④ 운송 및 물류 : 대중교통 종사자 및 음식 공급 및 배달 관련 종사자.
⑤ 유틸리티 서비스 : 수도, 전기 및 기타 필수 유틸리티 종사자.
주요 근로자에게 할인된 공연 티켓을 제공하는 목적은 이들의 중요한 기여를 인정하고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런던 극장협회 제공>
스타들의 무대 출연은 평소 연극을 접하지 않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연극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극은 영상 매체에 익숙한 배우들에게 독특한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며, 연기 경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가 기존 연극 배우들의 기회를 줄이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면 말이다.
하지만 런던에서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연극 무대에 출연하며 보이는 독특한 현상 중 하나는 연극 티켓 가격이 오히려 평균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스타들의 무대 출연이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져 티켓 가격이 높아만 가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영화계 스타들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연극 공연 무대에 참여할 경우 더 많은 관객들이 무대 공연을 찾아볼 수 있도록 가격을 낮게 측정하고, 덜 알려진 훌륭한 연극 작품, 특히 창작 공연을 활성화시키는 순기능에 주목한 것이다.
최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제이미 로이드가 연출하고 시고니 위버와 헤일리 애트웰, 톰 히들스턴이 출연하는 셰익스피어 시즌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공연이 25,000장의 티켓을 £25 이하(4,3000원)로 판매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젊은 층과 “중요 직업군”, 저소득층 관객들이 연극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민간 제작사가 진행하는 이러한 접근성 향상 정책은 공연의 대중화를 촉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고니 위버가 출연하는 <템페스트>와 톰 히들스턴이 출연하는 <헛소동>은 벌써부터 이목을 끌며 연극 장르의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티켓 가격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연극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다. 이번에 제작하는 공연은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자신이 소유한 대극장에서 연극 작품이 보여졌으면 하는 희망에서 이루어졌다. 이 공연장은 1663년에 지어진 시어터 로얄 드루리래인으로 현재 4층 1,996석으로 지금은 뮤지컬 프로즌(겨울왕국)이 소개되고 있는 곳이다. 연출로 참여하는 제이미 로이드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오랫동안 꿈꿔온 셰익스피어 공연을 런던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공연장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인기 아이돌 그룹 맴버들과, TV드라마와 영화 등 주로 매체 활동을 통해 큰 인기를 얻거나 유명해진 배우들이 연극에 도전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거나 많은 팬을 거느린 배우들의 무대 출연은 기대 효과를 갖고 소개된다. 관객들이 TV나 영화 스크린을 통해 본 스타들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제작사는 흥행을 예상한다. 하지만 일부 신문 기사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점검과 향상,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표현은 공연계 종사자에 대한 배려가 빠진 말이다. 대한민국 극장 무대가 고작 그들의 연기력 향상이나 점검을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다. 스타 출연 연극의 티켓 가격이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높아지는 경향에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접할 기회를 제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에서 인기 있는 스타가 출연한 연극은 티켓 가격이 10만원 이상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중의 접근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며, 연극의 인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연극계에서는 스타들의 출연과 동시에 관객층 확대와 창작 연극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스타 출연 연극의 티켓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관객층이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극의 대중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엔드 연극중 세계적 스타가 출현하고도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많은 관객을 유치하며 성공을 거둔 사례로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 <포토그래프 51>을 떠올린다. 이 연극은 여성 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의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티켓 가격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즐길 수 있었고, 이는 연극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포토그래프 51>은 25%의 티켓을 £10 이하로 판매하여, 다양한 관객층이 연극을 접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연극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티켓 가격 정책이 연극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니콜 키드먼의 출연이 연극 작품의 인기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대중성을 무기로 이미지를 재고(?)할 수도, 많은 개런티를 받아갈 수 도 있었으나 출연하는 배우들과 연출가 그리고 제작사의 태도와 관련된 문제이고 그들이 선택한 철학이다. 가끔 이런 선한 영향력을 한국의 대중 스타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허황된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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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로 가득 찬 허위 정보에 대한 영국 공연계의 목소리는 어디 있나?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폭동에 대해 영국 전역의 커뮤니티가 대응에 나섰지만, 예술계는 단합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영국에서 폭동과 관련해 저녁 공연이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일부 공연장에서는 비상 대응 프로토콜이 작동했다, 2020년의 교훈을 통해 폭력 위험에 처한 업계 종사자들의 신체적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고 확신했고, 다른 사람들은 폭력을 당한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그저 내 일에 집중하는 것”이 그들의 대응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공연계 종사자들은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랜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작품 제작 외에 이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감히 함께 고민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인종차별, 반이민, 이슬람 혐오 폭력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처리하고 이 모든 폭력을 촉발한 증오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의 커뮤니티가 모였는데, 영국 공연계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백인들은 피부색이 어두운 다른 누군가의 문제인 것처럼 관심이 없다. 그래서인지 공연 업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러한 이야기에 공적 담론에서 그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혐오 서사의 형성과 유포를 용인한다면, 관용과 포용, 연민, 공격이 아닌 담론을 말하는 집단적 서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예술가들은 예술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이 어떻게 예술가들의 일이 아니라 할 것인가? 영국에서의 공연 예술은 산업의 한 분야로써 관용과 포용에 대한 대중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을 중심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담론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엔 폭력에 반대하는 담론에 참여하지 않고 집단적 기억 상실에 가깝도록 침묵을 지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든 공연 예술가들은 스토리 제작자로서 내러티브를 재설정할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침묵을 통해 잘못된 정보의 유포를 용인한다면, 그 다음은 우리의 자녀가 될 것이라 경고한다.
ILOVESTAGE 김준영 프로듀서
junyoung.kim@ilove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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