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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정신건강 112 자해를 하면 학교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리안위클리  2018/12/19, 09:55:05   
▲ 왕따나 집단 폭력은 사이버 상에서도 일어나기 때문에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것이어서 당하는 학생은 계속해서 왕따를 당하고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해로 화를 표현하거나 아니면 삭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컨설턴트를 하면 환자나 부모 뿐 아니라 학교나 사회사업가들과도 긴밀하게 일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영국은 국가에서 정책상 모든 정신보건 서비스나 병원들이 의무교육 연령대의 아동 청소년들은 교육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해서 일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교장이나 선생님들과 미팅이나 전화통화는 굉장히 잦은 편이다.
요즘들어서는 이메일이 너무나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에 예기치 않게 컨설턴트가 부모와 학교 선생님의 이메일 대화에 참조로 끼어 들어가기도 하고 이때 받은 이메일 주소로 학부형이 학교에서 받은 행동 기록지나 디텐션 기록 등등을 의사에게 보내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식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은 여러가지 복잡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꺼리는 일이지만 학부형들은 다급해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대한 양의 기록이나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학교도 전문가와 연락할 때 이런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이 예외가 아닌데 가끔씩 받는 요청 중의 하나는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상의하는 경우다. 그 경우 중의 하나가 자해 행동인데 아마도 피가 철철 흐르면서 수건으로 손을 감싸고 있는 학생들을 마주하면서 선생님들은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또한 주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니까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해하는 학생들은 영국 뿐 아니라 이제는 한국에서도 급증하고 있어 학교나 병원 학부형들 모두 당황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해하는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할 때는 대개 어떠한 사건들이 자해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알아내서 그 요인을 없애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는다. 왜냐하면 자해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정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몰려 올 때 이러한 감정적 충격을 견뎌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기 때문에 마치 일반인들이 스트레스 받으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신다든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습관적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고함을 지르면 선생님들이 주의를 주거나 벌을 세우는게 일반적이겠지만 만약 어떤 학생이 칼로 손목을 그어서 피가 나고 있다면 똑같이 접근하는게 어렵게 느낄 수는 있다. 왜냐하면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그 학생이 얼마나 심한 상처를 입었는지도 모르고 또한 자해는 자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까 벌을 주었다가 더 자해를 한다든가 하면 오히려 자신들이 비난 받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학생들에게 주는 효과도 비슷하다. 반에 있는 몇몇이 당사자인 학생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자 그 학생이 화장실에 가서 칼로 손목을 긋고 화장지로 손목을 둘둘 말고 들어 와서 자신들을 보고 있다면 그 충격도 상당할 것이다. 마치 자신들에게 죽일 거라고 위협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학생들도 아주 불안해 할 가능성이 많다. 또한 이런 일들이 한달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면 도무지 학교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이런 사건 요청이 오면 먼저 정신 의학적인 부분에 대한 단편적인 어드바이스를 주기보다는 여러가지 전후 사정을 알아 보는 것에 촛점을 둔다. 의학적인 어드바이스라고 해 봐야 이 학생은 정신병이 있는 것은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 집에 가서 안정을 시키면 된다 등등의 조언을 주는 것인데 학교에서 정작 원하는 것은 그런 것 보다는 도대체 학생 한 명이 자해를 함으로써 학교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또한 안전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좀 더 총체적인 부분에서 질문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당사자 학생을 집으로 귀가시키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자해를 한다면 그때마다 집으로 보내야 할지, 주변 학생들이 영향을 받고 또한 그 부모들이 항의하는 것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실로 고민해야 될 일이 많은 것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자주 있다. 즉 학생이 왕따를 당하거나 친구들이 뭐라고 하면 그 면전에 대고서는 아무말도 못하지만 잠깐 운동장에 갔다와서 자해한 것을 보여 주고 옆의 학생이 선생님에게 알리고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면 학교 폭력 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그러면 왕따를 시킨 학생들의 부모는 그 학생이 우울증이 있어서 그렇다고 강변을 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해를 한 학생의 엄마는 원래 착한 아이였는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그렇고 선생님들이 제대로 보호를 안해줘서 그렇다고 교육부에 진정서를 쓴다든지 미디어에 알리기도 한다.
요즘 들어서는 SNS 등의 관계망도 있기 때문에 이런 왕따나 집단 폭력은 사이버 상에서도 일어나며 학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것이어서 당하는 학생은 계속해서 왕따를 당하고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해로 화를 표현하거나 아니면 삭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런 점에서는 어쩌면 학교나 학부형에게 이런 자해 요인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는 것과 또한 이런 자해가 습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로 마음 놓을 수 없는 일이지만 또한 당장 죽을 것처럼 당황하지 않는 것이 학교에서 견지해야 할 자세이다. 프로토콜에는 응급실에 데려가라고 되어 있지만 혹시나 그렇게 하는 것이 당자자의 행동을 더욱 더 습관적으로 만들 위험성이 있을 때는 병원 응급실에 데려가기 보다는 일단 치료자 팀에 연락을 하고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일단 상처가 깊지 않을 때는 소독을 하고 조용한 방에 가서 양호 선생님과 한두시간 같이 있는 것이 좋으며 정서적으로 가라 앉고 나서는 상태에 따라서 학급으로 돌아가거나 집으로 귀가 하는 것이 바람질 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는 병원이나 스페셜 리스트가 빨리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그러한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담배피는 학생, 음주하는 학생들을 해결 못하는 것 처럼 자해를 하는 것도 빨리 빨리 해결 못할 가능성도 많다. 대개 자해를 하는 학생들은 거기에 대한 심한 수치감이 있다. 그 학생의 정서적인 어렴움을 이해하고 가정이나 교우 관계에서의 문제에 대해서 직·간접 개입을 통해서 자해행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섣불리 우울증 같은 병명으로만 설명하려고 해서 자해 학생의 진정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사람들은 당황하면 빨리 답을 찾아서 빨리 해결하고 싶어 한다. 어쩌면 학교가 당황하지 않고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도록 지지 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된다.

글쓴이 우 이 혁 
wooieehyok@msn.com

약력 : 한국 신경정신과 전문의 
영국 정신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성인)
정신분석 정신치료사
현재 NHS 소아 청소년 정신과 컨설턴트
영국 왕립 정신 의학회 전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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