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성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약 1만 명의 여성 중 36%가 딜도, 러브젤, 링, 섹시 란제리 등 다양한 성인용품을 사용해 봤다고 응답했다.
그중 흥미로운 점이 딜도나 바이브레이터 등 여성 자위에 쓰이는 용품을 사용해 본 경우가 전체의 15%에 이른다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수준이 아니라 딜도와 같은 기구를 이용할 정도라면 대단히 적극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자위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또는 ‘버자이너 모놀로그’와 같은 연극을 통해서나마 생활 속에서 얘기되지 못했던 자위를 표현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위는 꽤 밝히는 여성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 않다. 젊은 여성들이 솔직하게 섹스 얘기를 털어놓는 모 여성 사이트 게시판에는 평범한 여성들의 자위 얘기가 많다.
“오르가슴을 느끼려면 남자친구와 하는 것보다 자위를 하는 것이 더욱 좋다”라는 자위 예찬론에 많은 여성들이 지지를 보냈다. “자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가끔은 남자친구와 서로 만져주면서 자위를 한다.”
“야한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자위를 흉내냈다. 난생 처음 오르가슴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섹스를 보는 눈이 확 트였다.” “섹스는 아파서 싫었다. 우연히 자위를 통해 오르가슴을 맛봤다. 내 몸이 원하는 자극을 찾아낸 것이다. 남친도 나의 오르가슴을 기뻐한다.”
이와는 반대로 걱정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학창시절 우연히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다 오르가슴을 느꼈다. 그때부터 수년째 습관적으로 하다 보니 죄책감이 든다.” “남친과 우연히 자위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호기심에 몇번 해봤다고 고백했더니 환상이 깨졌다며 화를 낸다. 내가 나쁜 건가?”
전문의들은 불감증을 치료하는 데 자위를 권하기도 한다.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런 욕구 분출로서의 자위는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성감을 일깨우는 데 좋은 방법이다.
성욕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은 남자든 여자든 당연한 것이다. 클리토리스는 외면할 대상이 아니라 친숙해지고 사랑해야 할 내 몸의 일부다.
성기의 생김새, 성기가 주는 느낌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이 섹스를 즐긴다고 말한다면 그건 뭔가 부족한 섹스임에 틀림없다.
자위로 자신의 몸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면 섹스를 통해서 더 큰 육체적 만족을 얻을 것이다. 외로움에 지친 어느 여인의 긴긴 밤. 즐거운 클리토리스를 남겨두고 우리는 왜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라고만 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