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I Love" "Radio Song" "Losing My Religion""Shiny Happy People""Everybody Hurts" "Drive"
나에게 누구라도 1990년대를 통틀어 ROCK계 최대의 성취물을 들라면 R.E.M.의 [AUTOMATIC FOR THE PEOPLE]을 추천할 것이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R.E.M.은 이미 우리 시대의 전설적 밴드가 되어버렸다. NIRVANA의 죽은 리더 KURT COBAIN이 가장 존경해 마지않던 밴드가 R.E.M.이였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미국의 수많은 얼터너티브 밴드들에서부터 영국의 RADIOHEAD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향을 받은 밴드이자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R.E.M.을 꼽는다. 어쨌든 R.E.M.을 얼터너티브의 선조로까지 간주하는데 필자로서도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러한 평가가 내려지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음악적으로도 R.E.M.은 90년대를 뒤덮어버린 얼터너티브 밴드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아마도 R.E.M.이 얼터너티브의 비조로서 평가받는 이유는 그들이 오랜 세월동안 고집스럽게 견지해온 태도에 있을 것이다. 밴드의 초기에서부터 R.E.M.은 당시의 주류와는 다른 노선을 걸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R.E.M.의 입지라는 것은 부동의 것이었다. 진지하게 들려주는 사회적 메시지들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예술적 독창성과 신념을 고수하고 끊임없이 변모하면서 훌륭한 앨범들을 창조해 내는 R.E.M.의 자세 그 자체가 후배 뮤지션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하나의 모범적 지침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R.E.M.의 살아있는 신화 R.E.M.의 발자취는 한마디로 역사 그 자체이다. R.E.M.이 최초 대학 방송국을 통한 대학가의 지지에서 출발하여 곧 대중적 클래스로 부상한 것은 이후 얼터너티브 밴드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었다. (COLLECTIVE SOUL의 [SHINE]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최초 R.E.M.은 81년 싱글 [RADIO FREE EUROPE]을 발표하고 인디레이블인 I.R.S.사와 레코드 계약을 체결, 1982년 첫 미니앨범인 [CHRONIC TOWN]을 발매한다. 대학가의 인기를 바탕으로 R.E.M.은 연이어 1983년 정식 데뷰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MURMUR]를 내놓는다. 이 앨범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MICHAEL JACKSON의 [THRILLER]를 제치고 ROLLING STONE지 평론가 투표에서 그 해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됨으로써 R.E.M.이란 밴드의 독창적 예술성과 잠재력을 과시한다. 계속해서 앨범인 [RECKONING], [FABLES OF THE RECONSTRUCTION], [LIFE'S RICH PAGEANT], [DOCUMENT] 등을 발매한 R.E.M.은 1987년 밴드 최초의 플래티넘 앨범으로 기록된 [DOCUMENT]를 통해 이후 밴드의 모든 앨범을 프로듀스하게 되는 SCOTT LITT와 인연을 맺게 된다(SCOTT LITT는 훗날 NIRVANA의 UNPLUGGED ALBUM을 프로듀스한 유명한 인물) [DOCUMENT] 발매 후 인디레이블의 한계를 절감한 R.E.M.은 소속을 WARNER로 바꾸게 되고 밴드의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앨범 [GREEN]을 내놓는다. 당시 싱글 'STAND'의 성공은 밴드의 이름을 널리 알려지게 하는 역할을 했다. WARNER 레이블에서 발매된 두 번째 앨범이자 7번째 정규 Full-Length 앨범인 [OUT OF TIME]은 그야말로 R.E.M.을 세계적인 밴드로 도약시킨 위대한 앨범이었다. 편의적으로 볼 때 이 앨범 이후 R.E.M.은 새로운 음악적 시기를 맞는다. 이 시대는 R.E.M. 팬들 사이에 최고의 앨범으로 지적되는 작품들이 양산된 때이기도 하며, 상업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듭하게 되는 기점이기도 하다. 우선 메시지의 측면에서 환경 문제라든지, 정치적 비판의 목소리가 주조를 이루었던 이전 시기와는 달리 사랑, 죽음, 소외, 상실감 등 보다 인간의 근원적인 면이 노래되어졌다. 또 사운드의 측면에서도 어쿠스틱 경도가 명백해지는데, 두터우면서도 침울한 하나의 미학이라고까지 부를 만한 R.E.M.의 사운드가 완성되고 만 것이다. [OUT OF TIME]으로 R.E.M.은 미국에서만 400만장 이상을 팔아치우며, 당시 11주 1위의 기록을 세우던 머라이어 케리의 앨범을 제치고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석권하면서 일대 파란을 불러 일으킨다. 앨범의 이름 '시대에 뒤떨어진' 은 하나의 위대한 역설이 되었다. R.E.M.의 거의 모든 앨범이 그렇듯이 [OUT OF TIME]에는 딱히 빼놓을 곡이 없다. 즉 모든 곡들이 좋다. 그 중에서도 싱글 커트 된 흥겨운 곡 'RADIO SONG'과 탄력적인 기타 사운드가 일품인 'LOSING MY RELIGION', 맑은 이미지로 넘실대는 'SHINY HAPPY PEOPLE'은 반드시 들어봐야 할 넘버들이다. 창고음악 - 글 / 이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