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와 개의 생일
잘 사는 어느 집 어른의 생일이었습니다. 온 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고 드나 들었죠. 소도 잡고 돼지도 잡고 술에 떡에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풍성하게 잘 차린 잔치였습니다.
시집온 지 얼마 안 되는 이 집 며느리는 나이도 어렸지만 아직 철도 덜 들었던 모양입니다. 온종일 들뜬 기분에 만사가 흐뭇하기만 했습니다.
날이 저물어 손님들이 다 가고, 시아버지는 마당에 나와 서서 바람을 쏘이는데, 며느리는 상에서 먹다 버린 소 뼉다기, 돼지 뼉다기를 긁어모아 토방 밑에 꼬리치는 얼룩이 앞에 던져 주었다. 조금 있노라니까 이 집 저 집에서 냄새 맡은 개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이 집 마당에 그득하게 되었습니다.
며느리가 하도 기분이 좋아서, 뼉다기를 던져 주면서 혼자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아이구! 오늘이 개 생일이군!”
이 말을 들은 시아버지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이렇게 되물었다.
아니 오늘이 누구 생일이라구?
말! 말이란? 항상 조심을 해야 합니다. 한 번 쏟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