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이 춤울춘다 우리머리 위에서~~ 달린다 푸른하늘 넓은 바다 저멀리 ~~
우리편아 잘해라 저쪽편도 잘해라~~ 우리들은 다같은 삼천만의 어린이~~"
만국기가 휘날리고 확성기에서 응원가가 퍼져 울리면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
운동회가 시작 되었지요. 청군 백군으로 편을 나누어 운동회 하기 전까지
예행연습도 많이 하고 총연습이라는 걸 거치면 추석을 전후해서 산척면민의
축제 가을 운동회가 시작 됩니다. 면장님 지서장 우체국장등 지역 유지들을 모시고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비롯해서 기마전 ,기계체조
시범. 학부모와 손잡고 달리기. 손님찾기. 오제미 던지기.마지막 피날레는 늘 계주였죠.
100m 달리기는 언제나 내게는 힘이 부치는 거리였습니다. 한번도 1등을 못하고
3등인가 한번 해서 손등에 도장을 찍고 폐회식때 공책 한권 타는것이 고작이었지요.
"賞"이라고 쓰인 그 공책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한번은 학부모 손잡고 이어
달리기를 했는데 내 동생의 손을 잡고 같이 달리던 울 어머니가 동생이 넘어지자
그냥 혼자 달리셔서 골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울 아버지께 얼마나 걱정을
들으셨는지 모릅니다.자식이 넘어졌는데 자기체면때문에 얘를 일으킬 생각은 안하고
혼자 달리기를 마쳤다고,,,, 지금 생각해도 울 어머니는 충분히 그러실 분이라고
인정합니다.
점심시간은 참으로 기대가 컸지요. 모처럼 맛있는 반찬에 푸짐한 식사가 군침을
돌게 했으니까요. 찬합에 밥과 불고기, 오징어무침.계란말이.콩자반.오이 소박이
까지 정말로 입맛을 돋구는 음식이 맛또한 기가 막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김밥에
찐밤, 삶은 고구마,삶은 달걀등등 모처럼 포식하는 그런날이기도 했습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은 새처럼 생긴 풍선을 파는 분도 있었고, 뽑기로 유혹하는사람도
있고,교문옆에서는 얼큰한 국밥을 파는 간이 식당도 있었지요.탁배기 한잔에 기분
좋아진 아저씨들의 넋두리도 끝없이 이어지고 여하튼 운동회는 모든 면민들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모습들을 볼수가 없어 많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