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은 '이것이 훈민정음의 진실이다'라고 장담할 만큼 내용이 탄탄하면서도 대중적으로 공유할 책자의 완성이다. 훈민정음, 한글.이 경이로운 문자를 두고 지적 유희를 즐기지 않는 것은 창제자이신 세종에 대한 결례이며, 한껏 즐기는 것은 후대의 마땅한 권리이다. 서평도입부에서는 언어학적인 언급이 주를 이루다가 점점 국제관계, 일제의 한글폐지와 현재의 영어상용 문제 등을 다루고 있어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때로는 세종대왕에게 작가(=트집)가 능갈치며 대화하기도 하고, 또한 적절한 인용문의 배치는 본문과 인용문의 차이를 낳는다. 때로는 중세시대인 본문과 현대 이야기인 인용문 사이의 차이를 드러내면서 독자를 또 다른 상상력으로 인도하곤 한다. 김응교 | 시인 저자 소개61년 경북 안동 출생. 작가로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글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작품에는 중편집 <뽕짝병원 이야기> 장편 <남자의 가정>, <일곱 살 민들레>, <쌍권총> 등이 있다. 삽화 - 김용민 (경향신문, 시사만화가)
들어가면서나는 명색이 작가이다. 누구보다도 한글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이라 할 아래 세 질문에 할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1) 한자 외의 문자를 창안하는 일은 시대의 요구 사항이 아니었다. 세종은 어떤 계기로 훈민정음을 기를 쓰고 완성하려 했을까? 2) 자·모음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문자는 통상 ‘ㅎㅏㄴㄱㅡㄹ’과 같은 형태로 표기한다. 세종은 대체 어디서 영감을 얻어 ‘한글’과 같은 형태로 표기하려 했을까?3) 사용권 내의 말을 모두 받아 적을 수 있는 문자는 사실상 한글뿐이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비결은?본 이야기는 지적 탐구가 본령이다. 탐구의 내용은 훈민정음의 창안과 관련된 총체적 진실이다. 그러면서 덤으로 지적 유희도 즐기려 했다. 나는 지적 탐구에서 논리의 비약,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여 독자 여러분의 반론을 경청하고자 한다. 그를 토대로 내용을 보완, 수정하려 하는 바, 필자의 소원은 ‘이것이 훈민정음의 진실이다’라고 장담할 만큼 내용이 탄탄하면서도 대중적으로 공유할 책자의 완성이다. 지적 유희에 관해서는 아래와 같이 얘기하련다.훈민정음, 한글. 이 경이로운 문자를 두고 지적 유희를 즐기지 않음은 창제자이신 세종에 대한 결례이며, 한껏 즐김은 후대의 마땅한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