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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의 땅, 야만의 재림
2006-07-18, 05:40:37 10월생	추천수 : 160 \| 조회수 : 1451

<IMG hspace=1 src="http://img.khan.co.kr/spko/morning_photessay/20060704.jpg" vspace=1> 
 
인간만의 땅, 야만의 재림 
 
 
지구촌 공포의 진원지 팔레스타인에 다시 살기(殺氣)가 돋습니다. 이스라엘 무장헬기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총리 사무실에 공격하고, 이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은 `피의 보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 최후의 전쟁이 팔레스타인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 나라 모두에게 팔레스타인은 거룩한 성지입니다. 어쩌다 축복과 은혜의 땅이 저주와 전쟁의 땅으로 변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정녕 신의 뜻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신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신의 말씀을 끌어와 제 멋대로 해석합니다.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한다고 합니다. 악을 쫓으려 총을 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악마는 누구고 천사는 누구입니까? 인간이 묻고, 인간이 응답합니다. 김성진은 그의 책 `야만의 시대"에서 영화를 빗대 이렇게 탄식하고 있습니다. 
 
〈2004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은 단연 흥행대작 〈트로이〉였다. 엄청난 물량공세,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위압적 테크놀로지, 거기에 브래드 피트를 비롯한 화려한 캐스팅은 블록버스터의 전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면목은 다른 데에 있다. 원작인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에서 신의 냄새를 쏙 빼버린 것이다. 너무도 인간적인 신의 자리엔 신보다 더 냉혹한 인간들로 가득하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의 살육과 운명론만이 영화를 끌어가는 활력소인 셈이다.〉 
 
트로이 전쟁은 지금도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은이는 주장합니다. 이라크전쟁이 트로이전쟁의 변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연합군 사령관은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고, 트로이 자리에는 사담 후세인이 끌려와 있다는 겁니다. 미국이 `악을 멸한다"는 명분 뒤에는 분명 석유라는 실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동화작가 권정생선생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이라크전쟁을 반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문명을 버리고 내릴 곳이 마땅찮습니다. 현실이 영화처럼 잔혹해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다시 현실처럼 잔혹해지고 있습니다. 이 야만의 시대에 우리가 믿을 것은 무엇일까요? 신은 인간을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무지개를 내려 보냈답니다. 그 무지개가 보고싶습니다. 
〈김택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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