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사망 100일째를 맞아 무단 방북한 뒤 석 달이 넘도록 북한에 체류해온 범민련 소속 노수희거 한국시간으로 오늘 귀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범민련은 한마디로 친북좌파 인사들의 경로당 같은 단체이다. 그동안 김정일의 사망을 '동족의 대국상'이라고 불러왔다. 범민련은 심지어 북측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노 씨의 방북을 '의로운 장거'로 치켜 세우면서 귀환 일정에 맞춰 환영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시나리오가 눈에 뻔히 보인다. 2년 전 무단 방북 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인 한상열의 '통일쇼'를 그대로 재연할 것이 분명하다.
노 씨는 방북 일정 막바지에도 북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대신 김가 일가에는 존칭어를 써가며 극진히 예우하는 종북 본색(本色)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노 씨가 북한 김정일 독재 집단의 충실한 전사로 살고자 하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그의 말을 더 늘어 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눈이 제대로 박혀있다면 북한을 찬양하기 위해 우상화 장소를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쓰러져 가는 살림집, 남루한 행인과 봇짐들, 거리를 헤매는 방랑자, 노후한 산업시설 및 도로 등을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이 '강성대국 도약'으로 비춰졌다는 주장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종북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트려 놓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노 씨는 이번 방북을 통해 자신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평소 동경하던 북한에서 귀빈 대접을 받으며 곳곳을 시찰하면서 민족지도자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노 씨의 미망에 불과하다. 과거 남로당 인사들이나 간첩 이선실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북한 당국에게 노 씨는 한낱 이용대상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노수희 사태는 그를 통해 내부에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고 대남비방을 일삼으려는 북한과 그의 시대착오적 미망이 결합해 나타난 종북 소동이다. 문제는 이런 소동이 반복되어 앞으로도 제 3의 한상열, 노수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이다. 이들이 말하는 통일과 반통일이라는 단순 프레임에 빠져서는 안 된다. 통진당 사태로 켜진 종북 경고등을 더 환하게 비출 필요가 있다. 틈만 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헐뜯어 북한 통치집단의 조명을 받으려는 세력들을 밝혀내 격리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