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지난달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거론하는 등 주제혁명위업을 완성해 나가자며 기존 ‘김일성 주의’의 노동당 지도사상을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변경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에서 유훈통치라는 독특한 정치행위가 18년 만에 되풀이 되게 되었습니다. 한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선대의 유훈에 따라 통치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근대 이전 오래된 기억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일로 현재 국제사회의 눈높이서 보면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인데요.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한 뒤 김정일도 김일성의 유훈을 공개하며 자신의 자리를 구축해나갔고, 김정은도 어김없이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경우 김일성과 사실상 20여 년간 공동통치를 해왔음에도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유훈통치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김정은이 유훈통치에 의지를 한다고 해서 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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