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조화유씨 오마이뉴스 보도 반박 (from www.independent.co.kr) [영국대표 한인신문]

재미작가 조화유씨 오마이뉴스 보도 반박
"북핵 관련 기본 전제부터 잘못"
이라크 파병은 "더러운 전쟁" 부역행위가 아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정치-외교담당 기자 정욱식씨가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 "노무현 정부는 '더러운 전쟁'의 부역자를 자처하는가"라는 글에 대한 반박이다. <편집자 주>

- 이라크 접경 지역인 쿠웨이트 북부 사막에서 18일 미군 해병대원들이 대 이라크 군사공격을 앞두고 마지막 실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

"노무현정부는 '더러운 전쟁"의 부역자를 자처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오마이뉴스에 실린 정욱식 기자의 글을 읽어보면 그가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생각을 잘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정 기자의 논리는 김정일 정권의 핵 보유는 이미 기정 사실이므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전제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정 기자의 장황한 기사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김정일 정권은 지금이라도 이미 2개 정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핵폭탄을 폐기할 수 있고 또 풀루토늄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면 미국과 맞서 싸울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데 정 기자는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북핵문제에 대처할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정 기자의 말대로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북핵문제 해결을 시도할 것이다.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1)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보유는 아시아 지역의 핵무기 개발 경쟁을 불러올 것이 뻔하고, (2)김정일 정권의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생화학무기들이 소위 불량국가들이나 알 카에다 같은 테러 집단으로 수출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1)보다 (2)다. 자국 심장부에서 9.11 테러공격을 당한 미국은 대량살상무기가 테러 지원국가나 테러단체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이 미국에게 주는 또 하나의 빌미는 김정일 정권이 인류사상 보기 드문 잔인한 독재정권이라는 인식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내놓은 것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인권을 무시하고 고문과 살인을 예사로 자행하는 잔인한 독재정권이라는 것이다.

후세인에게 최후통첩 방송을 하던 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에게 "폭군은 곧 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해방될 날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The tyrant will soon be gone. The day of your liberation is near.)라고 선언했다.

부시는 born-again Christian(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을 자처하는 대통령이므로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동의 없이 제멋대로 대(代)를 이어 독재정권을 유지하려는 후세인 부자(父子)를 특히 싫어한다. 부시가 최후 통첩 연설에서 후세인 뿐만 아니라 그의 두 아들도 이라크를 떠나라고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부시는 최후통첩 연설에서 후세인 정권을 "고문하고, 살인하고 강간하는" 정권이라고 했다. 부시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을 싫어하는 이유도 후세인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김일성→김정일→김정남 또는 김정철로 이어지는 왕조식 독재정권을 부시 정부는 싫어한다.

부시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닉슨 대통령을 도중하차시킨 名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일이 본능적으로 싫다"(I have visceral reaction to this guy.)는 말을 한 바도 있다.

그러므로 김정일 정권이 미국의 외교적 또는 군사적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김정일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고, 북한 인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정통성 없는 왕조식 독재를 포기하고 북한을 민주화시키면 된다.

정욱식 기자는 "노무현 정부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을 지원하는 것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고사하고 오히려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테러용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하려는 부시 행정부에 단호히 맞서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정 기자의 말대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단호히" 맞선다면 미국정부는 "그래? 그럼 우리는 한반도에서 미군 빼겠다"고 할 것이고, 이때 우리가 오기로 "나갈 테면 나가라"고 하면 미국은 정말 미군을 철수하고 북한 핵시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 이 것이 정욱식 기자가 원하는 시나리오라는 말인가?

미국이 1993년 북한의 핵시설 폭격을 포기한 것은 휴전선 바로 밑의 3만여 미군과 휴전선에서 50km 남쪽에 살고 있는 2,000만명의 수도권 주민의 안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경우 김정일 정권이 그 보복으로 남한을 공격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가능한 한 외교적으로 풀겠다는 게 미국정부의 입장인 것같다.

그러므로 미군의 한국 주둔은 필요하고, 미군이 휴전선에 가까이 있을 수록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부시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자주 "한국민이 원하면 미군은 철수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부시 정부에 비판적인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까지 한국을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라 중립국으로 간주하고 "한국 방위는 '강한' 한국 자신에게 맡겨라"(윌리엄 세파이어)라고 한 말을 그저 공허한 공갈이나 비아냥 정도로 무시해서는 안된다.

우리 군대가 독자적으로 김정일 정권의 남침을 저지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미군의 한국 주둔은 필요할 수밖에 없고, 미군의 계속 주둔을 확실하게 하는 길은 한미동맹관계를 유지 강화하는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가 이번에 이라크에 소규모 비전투병력을 보내기로 한 것은 정욱식 기자의 기사 제목처럼 "더러운 전쟁의 부역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조화유 기자 ohenryusa@yahoo.co.kr

조화유 기자는 한,중,일 3개국어로 출판된 <이것이 새천년 미국영어다> 전10권을 썼으며 실용영어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재미작가다. 국내 일간지에 실용영어 관련 칼럼도 싣고 있는 조화유씨는 북한 미녀응원단원과 남한 기자와의 사랑을 그린 신작 단편소설 <다대포에서 생긴 일>을 발표해 화제를 끌고 있다. 이 작품은 TV드라마화가 결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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