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 국경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조선족 여성을 부대로 끌고 가 고문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이 12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의 국경 경비부대인 ‘성후중대’ 군인들은 이달 초 압록강 지류 인근에서 밀수로 연명하던 50대 초반의 조선족 여성을 체포했다. 지린(吉林)성 장백현 록강촌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체포 당시 “나는 중국 공민”이라고 밝혔지만 북한 군인들은 그녀를 폭행한 뒤 초소 안으로 끌고 갔다. 여성이 체포된 장소는 얼어붙은 강 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북한 경비대 군인들이 평소 해당 여성과 자주 마주쳐 국적 등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소로 끌려간 여성은 경비대 장교들에 의해 전기고문까지 당하면서 중국 쪽 국경지대의 외국인 동향 실태를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지역에 온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다니는지’ 등이 주요 관심사였다는 것이다.
경비 부대원들은 이 여성에게 “한국·일본인과 친하게 지내거나 탈북을 도와주는 사람을 알려주면 앞으로 밀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회유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여성은 이후 풀려났지만, 고문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북한방송은 “이 사건을 접수한 중국 공안은 현지의 중국인들에게 ‘강가에 나가서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만 되풀이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에는 북한의 전파방해로 인해 발생하는 통신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갔던 중국인들 중 일부가 스파이로 몰려 북한의 보위부에 잡혀 취조를 당한 적도 있었다”며 “김정일 사망 이후 국경통제가 강화하면서, 이번처럼 중국인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