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5년 뒤부터는 기존의 약 절반 가격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가스공사가 카타르산 등 그동안 수입해온 LNG와 비교할 때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미국산 LNG 도입 계약을 체결한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저가 LNG의 도입은 한미 FTA체결로 가능케 되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도 있다.
가스공사는 최근 미국 에너지 사업자 '시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와 루이지애나주 소재 '세이바인 패스(Sabine Pass) LNG 기지'로부터 20년간 연 350만톤의 LNG를 수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도입량 3397만톤의 10%를 넘어서는 규모다. 세이바인 패스로부터 LNG 도입은 늦어도 2017년께 시작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보다 상당기간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 미국산 LNG의 도입 가격은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LNG 수입원인 카타르산 LNG를 비롯한 기존 수입 LNG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LNG 도입 가격이 최고 19달러 수준인데 반해 이 미국산 LNG 도입 가격은 1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향하는 대부분의 LNG 장기계약 가격은 일본으로 수입되는 원유(두바이유) 평균 가격의 11~15% 수준에 연동된다. 3월 둘째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인 배럴당 123.94달러를 기준으로 15%를 적용할 때 아시아 지역 LNG 가격은 영국열량단위(mmBtu, 65.3mmBtu=1톤)당 최고 18.6달러가 된다. 현재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LNG 가격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새로 도입될 미국산 LNG의 경우 mmBtu당 약 7달러에 운송비 mmBtu당 3달러가 붙어 도입 단가가 mmBtu당 1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NH투자증권은 추정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 세이바인 패스 LNG의 경우 운송비로 mmBtu당 3달러 정도가 추가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향후 가스 가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기존 도입 LNG에 비해 최소한 30% 정도는 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운송 거리가 짧아지면서 운송비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국산 저가 LNG가 본격 수입될 경우 국내 LNG 가격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EA는 미국의 LNG 수출이 본격화되는 2016년 이후 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이 1mmBtu당 11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최고 18.6달러)에 비해 최대 40% 낮은 가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산 저가 LNG의 본격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 LNG가 상당수 산업 분야에서 석유, 석탄 등을 대체하면서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경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환경적인 LNG 발전이 석탄 발전을 대체할 것"이라며 "나프타를 주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업계도 에탄 등 저가 가스 원료를 활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