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이 11일 허울뿐인 꼭두각시 제4차 당대표자회를 열어 김정은을 최고 지도자 지위의 ‘제1비서’로 추대했다. 북한은 이날 최용해 총 정치국장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또 고모인 김경희 당 부장을 당 비서로, 고모부 장성택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시켜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김정은이 당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 것은 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내정된 지 1년7개월, 김정일 사망 후 116일 만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마무리이자 김정은 체제의 공식 개막을 의미한다. 당 우위 국가인 북한에서 당 권력 장악은 국가권력 승계를 뜻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했다”며 “(김정은을) 우리 당의 최고 수위에 모신 것은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의 표시”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당초 당 최고지위인 총비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당대표자회는 이날 당규약을 개정해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김정은을 위해 제1비서직을 신설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은 권력 장악 과정에서 김정일과 비교된다. 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후 23년간의 후계자 수업을 거쳐 97년 당 총비서에 올랐다. 반면 김정은은 2008년 김정일의 뇌졸중 이후 후계자로 내정돼 부친의 급사(急死)로 국가지도자 역할까지 부여받게 됐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김정은이 (총비서가 아닌) 제1비서를 택한 것은 젊은 나이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두고 아버지의 그늘을 활용함으로써 실권을 누리되 정치적 부담은 덜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일이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내세우고 유훈통치를 한 것과 유사한 ‘사자(死者)의 통치’다. 결국은 김정은은 유훈통치와 ‘효성(孝性)’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제1비서를 맡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정은의 앞날은 가시밭길일 가능성이 크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최대 경사인 김일성 100회 생일이라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김정은 체제가 시작됐으나 그의 어깨엔 수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금명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장거리 로켓 발사와 연이은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후폭풍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정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강성대국’ 슬로건으로 주민들의 동원과 결집을 이끌어냈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이를 계속할 수는 없다. 세습권력의 안착을 위해선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와 경제재건을 위한 자원 확보가 관건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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